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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do

프로게이머, 병역비리의 진화 본문

겨겨울

프로게이머, 병역비리의 진화

2024. 8. 23. 21:07

돈이 모이는 곳에 병역비리 브로커들이 점점 활동 범위를 넓히는 경우가 있다.

 

프로게이머 분야도 보충역이나 면제 판정이 늘어나고 있고,

정황상 병역비리 브로커가 활동하고 있다 보는 게 맞지 않나 싶다.

관련 면제 팁을 공유하는 단톡방도 있을 테고.

 

최근 병역 판정에서 현역 비율이 90% 내외,

보충역이나 면제 판정이 10% 이하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괴리된 수치를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하위 10% 혹은 장애에 준하는 정신·신체적 문제와 상위 0.01%의 기량.

이것을 "인간 승리"로 보아야 할지, 아니면 이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져야 할지...

다분히 상식적인 접근이기는 하다.

 

심지어 최근에는 보충역 판정조차 면제 수단으로 활용되기까지,

실질 면제 비율이 일반인의 수십 배에 달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보충역 면제에 대하여는 2018년 보충역 즉 사회복무요원의 대기기간이 4년에서 3년으로 단축됨에 따라

장기대기에 따른 전시근로역 편입(이하 장기대기 면제) 처분을 노리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보충역 판정 후 대기가 많거나 복무기관이 없는 지역으로 전입하여 시간만 버는 식이다.

 

일반인이라면 3년의 대기 시간이 곤욕스러울 수 있다.

확정적인 대기가 아니라 구직 활동에 제한이 있고 생계에도 곤란한 면이 있다.

병역 면탈을 위한 특정 지역으로의 전입, 일반인에겐 현실적인 수단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프로게이머의 경우, 본업을 마무리하고 방송을 소일거리로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특정 지역에 묶일 이유도 없고 시간 활용도 자유로운 편이다.

이에 따라 그것이 면제 획득에 유용한 방식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거주 지역으로 근무지를 배정하여 편의를 봐주려던 것이

되려 면탈에 악용되어 거주 지역을 벗어날 동기가 된다니 아이러니처럼 보이기도 한다.

생계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배려가 가진 자만 행할 수 있는 면탈의 수단이 되었다는 것도.

 

그런데 엄밀히는 이런 보충역 판정 이후 면제를 노리는 방식은 제도의 허점 문제이기는 하다.

이를 악용한다 하여도 위장전입이 아닌 이상 이를 위법하다 보기 힘들고 법적 책임을 묻기도 힘들다.

도의적 책임 이상을 물으려면  보충역 판정 시점부터의 비리를 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실질 2016년 10명 내외였던 장기대기 면제자가 현재 만 명 단위로 늘고 있으니 말이다.

서울권도 장기대기 면제가 많고 고학력 선발 경향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러니 이를 노리는 의도에 대한 법적 접근은 판정 시점부터 다룰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족으로 타 지역 전입을 통한 면탈은 다른 국가의 사례도 있는데,

주소지 옮겨 면탈하는 방식이 제비 뽑기의 나라인 태국의 병역 면탈 방식과 비슷하다.

 

태국은 제비 뽑기로 병역과 면제를 결정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태국 상류층은 자원입대로 할당을 채운 지역으로 옮겨 형식적인 제비 뽑기만 한다고 한다.

 

지역에 따른 할당 차이를 노리고 면탈을 악용하는 것이 한국과 비슷하다.

그리고 필요한 사람을 위한 자리를 가진 자가 빼앗는다는 것 역시.

 

과거 태국 출신 가수의 경우도 제비 뽑기로 '빨간 공' 즉 입대 당첨(?)을 뽑은 적이 있다.

그러자 진행자가 자원입대로 이미 할당이 찬 상황이라며 상황을 마무리, 그렇게 면제 처분된 해프닝이었다.

그런데 할당이 찼다면서 빨간 공이 왜 박스 안에? 장난이라 하여도 병역 결정에 장난을? 난감한 부분이 있다.

 

돈으로 병역 수행에도 차등이 생긴다는 게 씁쓸하긴 하다.

한국이나 태국이나, 등급이나 제비 뽑기나,

부정으로 범벅된 현실 앞 공정한 "척" 기만스러운 태도가 더 불쾌한 면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특정 계층 중심으로 병역비리 및 면탈 방식이 고도화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물론 관련 이슈가 언론의 도마에 오르는 일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프로게이머의 경우에는 사인과 공인의 애매한 위치로

관련 병역 처분 사유를 사적인 일로 치부하고 숨기는 경우가 많아 의심을 피하기 쉽지 않았나 싶다.

또 생소한 직군으로 의심 사유가 해당 분야에 대한 수사당국의 관심으로 이어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점점 덩어리가 커지고 있으니, 상황을 지켜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한편으론 이것이 마약 범죄 이슈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병역비리는 의료 쪽과 연계되어 마약류 취급이 쉽고,

또 마약 범죄는 돈이 모이는 곳을 향한다는 공통점도 갖는다.

 

불이 붙는다면, 마약 수사가 그 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파급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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