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do
소수당 몰락과 사전투표 본문
소수당 몰락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이념이나 정치적 성향의 문제, 정책이나 인물의 문제 등등.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에도 원인은 있다.
아무래도 가장 큰 원인은 사전투표 아닐까 싶다.
사전투표는 본투표 5일 전부터 2일간 거소 무관하게 투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투표율을 끌어올리고 행정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이다.
엄밀히는 본투표와 차이가 없고 기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어 행정편의적 목적이 크다 할 수 있는데.
하여튼 이것이 왜 소수당 몰락의 이유일까?
엄밀히는 소수당 몰락의 직접적 이유라기보다는,
거대당의 이익이 상대적으로 소수당의 피해로 이어진 경우라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사전투표가 골수지지층의 투표율을 끌어올린다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먼저 하는 투표, 즉 지지하는 정당이 뚜렷하여 그 결정을 고민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니까.
말하자면, 팬덤의 '상품 출시 전 사전 주문' 같은 것과 비슷하다 할 수도 있는.
정책이나 인물의 능력, 도덕성을 보고 비교하며 판단을 미루기보다는,
색깔만으로 투표를 하는 것이니 말이다. 1번 아니면 2번, 이런 식으로.
소수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비례대표제 역시,
그 비례성을 실현하기 위해선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넘어서야 한다.
하지만 높은 투표율로 인하여 그 기준치 즉 진입장벽이 점점 높아지는 면도 있고 말이다.
한편 이는 기존 소수당보다 신규 세력들에겐 더 불리한 부분일 수도 있는.
아무래도 기존 팬덤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정책에 승부를 걸자고 하여도, 사전투표의 민심은 정책에 있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점점 극단으로 치닫게 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는 사전투표가 아니라 하더라도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는 하다.
다만 사전투표가 촉발 요인이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질 지난 4.10 총선에서도 순수 소수당의 차지한 의석은 단 1석에 불과했다.
그 외의 거대당 제외 당선은 위성정당 혹은 거대당 내분의 갈라진 표심에 불과했으니.
하여튼 사전투표라는 것이 갖는 독특한 특성.
이른 투표로 인한 정보의 부족, 그리고 투표 장소와 시간의 확대에 따른 접근성의 향상.
즉 낮은 정보량과 높은 접근성이라는.
양적인 성장만큼 질적인 성장도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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