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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do

정의라는 이름의 강약약강 본문

겨겨울

정의라는 이름의 강약약강

2024. 4. 25. 19:38

힘이 있으면 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약약강.

 

단순 힘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남을 해하고 짓밟는 짓을 서슴지 않는다.

과시의 욕구이거나, 자기 안위의 목적이거나, 심지어는 정의라는 합리화의 탈을 쓰고.

 

정의... 용기가 필요한 곳에서는 침묵.

하지만 상대가 약하고 내편이 다수라는 믿음만 있으면

정의라는 탈을 쓰고 큰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인간이란 동물의 본성, 날것 그 자체.

그러니 마녀사냥이란 역사가 있고,

여전히 그런 역사의 반복이 자행되고 있으니.

 

여전히... '개똥녀', '쩍벌남'이니

개 똥을 치우지 않았다 하여, 또 지하철에서 다리를 벌렸다 하여

그것을 인터넷에 올려 악플을 쏟아내던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니 말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여도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이 있다 하여

고함을 치고 혹은 그렇게 다수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거친 언사를.

그리고 인터넷에 그 장면을 올려 "악인"에 대한 공개 처형을.

 

인터넷에서는 타인을 저주하고 죽음을 종용하기까지,

단지 이유는 자신의 기분을 상하게 했다는 그것만으로.

심지어 그런 행위 앞에 스스로를 "정의"라 내세우며 공감 좌판을 벌이고 있는.

 

물론 잘못된 행동이다. 잘잘못에 대한 판단 자체가 틀렸다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것이 다수에 둘러싸여 돌팔매질을 당할 정도의 큰 잘못이었을까...

만약 그들에 동조해 줄 다수가 주변에 있지 않을 때도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중세시대 혹은 과거 야만이 지배하던 시기,

행실이 불량하다 하여 화형을 당하고 음식을 훔쳤다 하여 손목이 잘리던 것처럼.

폭력 앞에선 침묵이란 비굴함을, 심지어 그것을 돌을 드는 "용기"로 승화시키던 "정의로운 군중"처럼.

 

나는 그것을 절대로 용기나 정의라 보지 않는다.

"나에게 힘이 있으니 이를 행사한다", 단지 그것에 불과할 뿐이다.

 

반면 진짜 용기가 필요한 순간,

침묵으로 일관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아왔다.

 

주저 없이 막무가내 같던 그 "대단한" 용기도

머릿속 계산기가 불리한 답을 내놓는 순간 주저 없이 침묵을 선택한다.

주인 앞에서만 이를 드러내는 치와와, 떠오르는 그림은 그것뿐이다.

 

비굴함과 폭력성이 뒤섞인 추악한 민낯일 뿐이다.

 

정말 대단한 사람은 필요한 곳에 힘을 쓰는 사람들이다.

위험에 빠진 사람에 도움을 내미는 손길이고,

나에게 미칠 피해을 감내하며 나서는 발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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