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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한복이 껄끄러운가? 본문
정부는 경복궁 등 관광지의 개량된 한복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관련 "국적 불문 한복"에 대한 개선의 의지를 드러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물 들어올 때 물 막는 행위로밖에는...
단적으로 말하면, 이런 행위가 관광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한복을 입고 전통 관광지를 방문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에 전통 한복을 강제한다면 아예 한복을 안 입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량된 한복이기에 편하고 이뻐서 입는 것이지, 전통 그대로를 입을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도 경험했던 일이다. 명절에 한복 사라진 이유도 그것 때문이니.
우리도 불편하고 비싸서 안 입는 옷을 외국인에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다.
관광지 특성상 야외 활동이 많고, 여름과 겨울의 더위와 추위에 노출되는 건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전통 그대로의 한복은 거동이 불편하고, 추위와 더위에도 대응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복을 안 입어봤어도 사극 경험담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부분으로.
결국 전통 그대로를 강제하면, 외국인은 한복을 안 입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복이 사라진 관광지, 어떤 매력이 있을까.
그렇다고 전통을 지키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전통을 지키는 방식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역사로 남기고, 기록으로 남기고, 전시하고 볼 수 있게 하여 남길 수 있으니 말이다.
한복을 입는다 하여 조선의 전통은 살아남았고,
삼국시대 고구려, 백제, 신라의 전통이나 역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니 말이다.
짚신 아닌 나이키 신는다고 역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니.
또 역사는 변화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기도 하다.
먼 미래 우리는 그 변화를 통해 역사를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될 테니.
현재 한복의 변화 역시
한국의 문화 상품 수출과 외국인 방문 및 관광 산업 활성화 등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니 말이다.
반대로 만약 그것이 누군가가 기준을 제시하고 통제와 강제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런 역사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니 말이다.
배경을 추론할 순 있지만, 그 행위 자체는 '어떤 개인의 의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한복은 이래야 한다", "김치는 이래야 한다" 등등,
10년 뒤 과연 어떻게 될까?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피자와 햄버거를 파는 나라는 미국이고,
가장 많은 카레를 파는 나라는 일본이다.
전통 피자, 햄버거, 카레를 지킨 나라는 왜 1등이 되지 못한 것일까.
역사와 전통의 가치는
그 자체 그대로에 있는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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