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의혹, 강경 대응 가능할까?

최근 표절 관련 "강경 대응" 운운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그러며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하여 간과하지 않겠다"라는,

 

하지만 보통 법적으로 '허위 사실'이란 말은 전혀 통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일단 '허위 사실'의 상위 범주인 '사실'에 대하여.

 

명예훼손에서 말하는 '사실'은 '진짜다'라는 그런 것이 아니라 형태적인 요건이다.

시간이나 장소에 대한 구체성을 띠어야만 한다.

 

그러니 보통 "표절 아닌가?" 이런 말 정도를 썼다고 명예훼손 처벌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이는 '사실'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설령 "표절이다"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이것이 평균적인 관점에서 개인의 '의견'이라 볼 수 있고

의혹을 제기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면 처벌은 힘들게 된다.

 

그리고 '사실'의 조건인 구체성이란 부분 역시

"OO년도 일본 OO에서 관련 곡을 밀수하여 OO 어선을 타고 밀입국하여 OO 곡을 발표하였다"

이런 식이라면 '사실'이겠지만, 보통은 통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단순 코드를 분석하여 구체적인 글을 썼다고 이를 '사실'이라 보기는 애매하다는 말이다.

그것은 '구체적 사실'이 아닌 '의견에 대한 근거'를 댄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령 이를 '사실'이라 본다 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경우 위법성이 소멸될 여지가 있다.

표절이 사회적 이슈이고 관련 의혹이 공공의 이익이나 관심을 대변한다면 처벌은 힘들 수 있다.

 

그리고 '허위 사실'은 '사실'의 하위 범주로 더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사실'의 형태적 기준인 구체성을 충족한 동시에

본인에게  '허위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만 한다.

 

즉 '허위 사실'은 그 자체로 '허위다'라는 뜻이 아니라

"허위임을 알면서" 일부러 퍼트린 '사실의 형태'를 뜻한다.

 

설령 그것이 틀렸다 하더라도

단순히 믿고 있는 바가 사실과 다르다 하여 '허위 사실'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즉 '허위 사실'은 악의적으로 표절 의혹을 조작하고 퍼트린 경우에만 해당된다.

 

대부분은 애매하다 하더라도 그럴 의심을 할 만한 수준의 유사성이 있다.

이를 소속사 말대로 "악의적으로 표절 의혹을 조작했다" 보기는 힘든 것이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현재 표절 관련 대다수 유튜브나 인터넷 게시글들은

애초 '사실' 요건에도 부합하지 않는, 처벌 대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속사는 "강경 대응"만 외치고 있다.

 

왜?

 

아마 처벌 가능한 몇몇 경우가 있을 것이고,

관련 처벌 사례를 통하여 "'허위 사실'로 처벌했으니 표절은 거짓이다" 이런 식으로 물타기를 할 수 있을 테니.

사실은 '허위 사실'에 대한 처벌은 표절의 사실 여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데 말이다.

 

그리고 일반에서는 소장이 날아가는 것만으로도 큰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 협박의 의도도 다분히 보이고,

피의자들이 법적 권리를 몰라 섵부르게 합의를 할 경우 그것을 또 여론전에 활용할 수 있을 테니.

 

물론 그 바탕에는 공인에 대한 비판을 막겠다며 명예훼손이란 것을 만들고

또 대량 고소가 힘들다며 글과 주소만 모으면 수백 건이건 수천 건이건 알아서 처리하도록,

그렇게 갑의 편의를 봐주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