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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do

분식집 라면이 맛있는 이유 본문

겨겨울

분식집 라면이 맛있는 이유

2023. 8. 26. 13:39

가끔 '분식집 라면이 더 맛있다' 이런 말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론 큰 공감을 하진 않지만,

만약 그렇다 느낀다면 그 가장 큰 이유는 온도 때문 아닐까.

 

분식집에서는 대체로 인스턴트 라면을 조리한 냄비 그대로 내지 않고

사발 같은 용기에 옮겨 담아 손님에게로 낸다.

그렇게 용기가 바뀌면 온도가 내려갈 테고 이것이 맛에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반면 간편식으로 대충 먹는 라면은 냄비 그대로를 가져와 먹으니,

아무래도 조리되는 온도 그대로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을 테고.

 

더군다나 분식집의 라면을 담는 용기는 그릇이 깊지 않고 넓어 열 배출에도 용이하고 말이다.

 

참고로 여기에서 온도과 관여하는 맛이란 것은

식감과 짠맛의 두 측면에서 다룰 수 있다.

 

온도가 내려가면 면이 계속 불지 않기 때문에 식감이 죽지 않고,

또 식염 역치가 내려가 짠맛을 더 강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슷한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 라면을 조리할 때 면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것이기도 하다.

면을 공기와 접하게 하여 외부 열을 식히고 반대로는 잠열로 내부를 익히는.

전부를 익히는 과정에서 외부만 지나치게 익거나 붇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또 뚝배기에 면 및 밀가루 요리를 내지 않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뚝배기에 낸 음식은 지속적으로 끓는데,

손님 식탁에 올라서도 지속적으로 끓으면 면이나 밀가루 반죽이 불고 풀어지기 때문이다.

 

라면의 경우 보통 3~5분 조리시간을 갖는데,

손님 식탁에 올라서도 뜨거운 온도가 유지되면 그만큼 오랜 조리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니.

뚝배기 라면이면 첫 입은 3분 조리, 마지막 입은 10분 조리가 될 테니 당연 맛도 변하게 되는 것이다.

 

옮겨 담은 라면은 그대로 놔두더라도 국물이 남고,

냄비에 그대로 둔 라면은 다 붇고 국물이 사라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그 외에도 면을 건져서 뚜껑에 덜어 먹는 것 역시 비슷한 논리,

특히 찬밥을 말 때의 식감 유지와 짠맛 강화는 확실히 체감이 되기도 하고.

또 군대에서 먹은 라면이 맛있게 느껴지던 이유도 아무래도 추우니까.

 

음식이란 것이 조리할 때와 먹을 때의 최적 온도가 다른데

라면의 경우는 끓는 그대로를 먹으니,

그 방식 자체로 최적은 아닐 수도 있는 것이다.

 

약간 국물을 적게 조리한 후 얼음을 넣어 온도를 약간 내려 먹으면 괜찮을까,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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