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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유튜브, 놀랍게도 "쉽다"라는 댓글이 본문

겨겨울

과학 유튜브, 놀랍게도 "쉽다"라는 댓글이

2024. 4. 19. 21:21

과학 유튜브에 올라온 물리 퀴즈를 푸는 영상을 보았다.

부력과 저울에 관한 내용이었다.

 

일단 영상은 교수가 나와서 해당 퀴즈를 풀며

이론적인 설명을 덧붙이고 이를 이해할 수 있게 실험을 변형하기도 하였다.

부력이 부피와 액체의 질량에 따른 힘이란 것을 보여주는 유익한 영상이었다.

 

물리적으로 의미가 있는 문제였고,

적용하여 다양한 케이스를 상상할 수 있어 재미도 있었다.

또한 이론적 이해 즉 현실과 직관적 상상의 괴리는 신기한 느낌도 주었다.

 

그리고 영상을 내려 댓글을 보았다.

문제가 심각했다.

 

댓글 중 "쉽다"라는 말이 너무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말이 있는 상당수의 댓글은 틀릴 설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런 틀린 설명에 '좋아요' 표시가 달리고 있었다.

 

'다수의 오답이 모여 정답(政答)이 될 수도 있겠구나.'

 

반면 댓글 중 10~20%만 제대로 된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제대로 원리를 이해한 댓글은 대부분

"재미있다"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고 말이다.

 

하여튼 "쉽다"라고 한 이유가 대충 짐작이 되기는 한다.

저울 문제에는 '기운다'와 '평행'이라는 3가지 선택지만 존재하니,

그 문제를 맞힐 확률은 1/3이니 말이다.

 

'맞혔다'라는 사실 하나로 "쉽다"라는 말을 쓸 수 있다면,

1/3 적중률의 문제는 쉬운 문제이기는 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여 그것을 '이해했다'라 할 수 있을까.

 

이건 마치, 가르쳐주면 고개는 끄덕이는데 되물으면 틀린 답이 돌아오던.

가르쳐 줄 때는 "얘 설마 천재?" 싶다가 막상 답안지를 펴면 절망이 찾아온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이것이 정치적인 행동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자랑하고자 하는 그런 욕망에서 기인한.

 

옛날 옛적 새끼 길고양이를 잡으려던 지인에게

"광견병 조심해라" 했다가 주변 지인들에게 놀림을 받은 적이 있다.

그들은 "개 견(犬)도 모르냐"라며 한동안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초급 한자를 몰라서 "광견병 조심해라"라고 한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개 견'이라는 그 지식 하나가 너무도 뿌듯해 전체의 합리를 뒤덮은, 즉 "올인"의 저돌성 때문이다.

 

눈앞의 부정은 진짜 "광견병"의 강림을 촉발할 수도 있었다.

 

"쉽다"는 댓글 역시 그 연장선일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 "설명할 수 없는(?) 대단함"에 빠져 남 앞에서 하는 지식 자랑 역시.

 

"이해한다 말하며 설명할 수는 없는", "쉽다 하지만 이해할 수는 없는"

이러한 모순은 시적 허용인가, 아니면 지적 허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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