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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do

AI와 인류, 그리고 혹성탈출 본문

겨겨울

AI와 인류, 그리고 혹성탈출

2024. 4. 3. 21:27

앵무새가 말을 한다. 사람들은 신기하다며 귀엽게 볼 것이다.

강아지가 사람의 말귀를 알아들으면 기특하다며 칭찬을 할 것이다.

 

하지만 침팬지가 말을 하고, 도구를 쓰게 되면 말이 조금 달라진다.

이를 바라보는 절반의 사람은 신기하고 놀랍다며 감탄사를 쏟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절반은 이로부터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이건 피에르 불의 소설 '혹성탈출'이 그린 미래의 시발점이고,

영화로 각색된 그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 인류는 진화를 거듭한 침팬지 및 유인원에 의해 도태된다.

 

이게 요즘 AI로 인한 격변의 시대에 생각해 볼 주제를 던진다.

 

불과 5년 전만 하여도 AI에 대한 감탄이 지배적이었지만,

근 1년 사이로 그 평판이 급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경이를 넘어서 경외감을 느끼고 있으니.

 

한편으론 '인류의 도구'라는 말이 그 두려움에 대한 대안처럼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도구이기에 더 위협적이기도 하다.

침팬지가 위협적이라면 단순 적대하면 되지만,

 도구인 AI는 그것에 의존하지 않으면 우리가 경쟁 그룹에 의해 도태될 테니 말이다.

 

도구이기에 쓰지 않을 수도 없고, 위협이기에 쓰기도 애매한.

핵전략의 딜레마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핵폭탄은 인류의 위협인데, 핵폭탄이 아니면 핵폭탄을 견제할 수 없으니 말이다.

 

피할 수 없는 결말을 향해 다가가는 느낌이다.

 

다만 해법이 없지는 않다.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관련 기능에 유해한 변수를 제거하여 기능을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AI의 창의성 즉 돌발성은 경쟁에 있어서 오히려 해가 되는 부분이니.

 

다만 그렇다 하여도, AI로 인한 지배나 멸종 문제 같은 '큰 위협'의 제거를 말할 뿐이다.

일자리 감소 같은 사회적 문제는 오히려 그런 기능적 발전으로 더욱 심화될 테니.

쉽게 말하면 '지배는 당하지 않아도, 밀려날 수는 있다'라는 것이다.

 

침팬지가 인류를 지배하진 못해도,

지능 있는 침팬지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건 변함이 없으니 말이다.

 

물론 현재의 AI는 전자의 문제,

즉 지배나 멸종의 문제에서조차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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