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집단 인지 능력 장애

집단 인지 능력.

어떤 집단이 사고나 긴급 상황에 대하여 인지하고 이를 대처할 수 있는 역량.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도 보았지만,

우리는 이에 대하여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냈다.

 

사고가 일어난 중에도, 골든 타임이 지나는 중에도

서로 묻고 우왕좌왕할 뿐, 상황의 심각성은 누구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당연히 대중의 협조를 구할 수 없으니 구조의 손길도 더뎌질 수밖에 없었고.

 

공공 채널 및 재난 문자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언론의 보도는 느렸다.

가장 빠른 수단인 실검(실시간 검색어)은 이미 사라졌고.

유일한 것이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뿐인데 그것에는 어떤 정보도 담기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한 탓에 인파는 계속 몰려 사고를 키웠다.

경찰과 구급대원 역시 인파를 헤치며 일일이 설득하고 협조를 구하고,

신속히 구조가 이루어졌어야 할 순간 이렇게 소중한 1분 1초가 허비되고 있었다.

 

심지어 소방당국까지 상황을 인지하고,

대응 단계 발령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렸으니...

 

사고의 원인 분석 및 예방 논의와 더불어,

심각하게 다루어야 할 문제 아닌가 싶다.

긴급 상황에 수시간 동안 우왕좌왕하며 언론 보도나 정부의 공식 보도만 기다려야 하는가...

 

이전에 정전 사태 때나 폭우 및 침수 사태 때도, 재난의 상황이면 어김없이 제기되어 왔던 문제이다.

"무슨 일이 터진 것 같은데 정보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일을 알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런데 결국 이렇게 터진...

 

가짜 뉴스 무섭다고 소통 자체를 막아버린 것은 아닌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