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do
교권이 '교사의 권위'일까? 본문
요즘 일부 학생의 도를 넘은 행동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으며,
'교권'에 대한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또 학생이 교사의 '권위'를 무시했기에
"교권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도 있다.
'교사의 권위'와 교권, 과연 맞게 쓰이고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교권은 '교육의 권리'와 '교사의 권위'란 의미로 나뉘기 때문이다.
위의 논란에서 일부가 주장하는 교권은 후자만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교권에서의 '교육의 권리'와 '교사의 권위'는 무엇이 다른가?
'교육의 권리'란 위로부터의 통제나 외력에 굴하지 않고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권리로 수업권이라고도 한다.
'교사의 권위'란 학생을 통제하고 징계할 수 있는 권리.
즉, 학생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현대적인 의미의 교권은 무엇에 가까울까?
'교사의 권위'란 말은 단어에서도 느낄 수 있는.
'품위'니 '권위'니 하는 것들이 풍기는 그 냄새 말이다.
'교사의 권위'는일제강점기나 군사정권 즉 과거 권위주의 시절 통용되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상명하복의 '위에는 교사, 아래에는 학생' 그리고 '지시하는 자와 복종하는 자'라는.
과거에는 그런 권위의 수단이 폭력이기도 했으니
교사들 대다수가 일상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였다.
또 그들의 그런 폭력 행위가 법적으로 보장되던 시절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과거 일제강점기나 군부시절에 있었던 국가의 폭력과 인권의 묵살,
그것이 그대로 교육 현장에서도 반복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며 이제는 그런 권위주의적 잔재를 벗어던지고,
'교육의 권리'란 의미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즉 현대적 의미의 교권이란 '교육의 권리'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과거 '교사의 권위'란 것은
'학생의 인권'과도 대치되는 면도 있었으니.
그 누군가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다른 누군가의 인권이 묵살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그래도 교사의 권위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닐까?
학생을 상대로 한 교권이란 말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누군가의 인권을 묵살하는 논리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에.
물론 일부 학생의 일탈 행위가 문제일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다른 학생의 '학습권'이나 교사의 '수업권'이란 의미에서
제지할 방법을 찾아야지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할 일은 아니다.
이를 교권이라 뭉뚱그리고
은근슬쩍 '권위'란 단어를 꺼내 드는 그 의도는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건을 빌미로 극적인 변화를, 그렇게 사익을 추구하는 불순한 의도들 말이다.
우린 그동안 이와 비슷한 많은 일들을 겪어왔다.
극단적인 흐름은 극단적으로 나쁜 결과를 불러올 뿐이다.
그러면 이 글의 의도는?
때로는 자신의 가치관을 세우기 위해
개념 정립이 먼저 필요할 때도 있다.
특히 이번처럼 '교권'이라는 모호한 의미의 단어가 사용되는 경우에는.
그저 누군가의 논리에 휘말리기보다는
'교권이 무엇인가'부터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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