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   2025/06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관리 메뉴

Jido

My home과 우리 집 본문

가을

My home과 우리 집

2022. 4. 25. 23:12

간혹 그런 글을 본다.

'서양은 My home처럼 내 집이라 표현을 하는데,

한국은 우리 집이란 표현을 써서 '너와 나의 집'이라며 상대와 친밀감을 표현한다.'

 

그런데, 이런 해석의 일부는 맞지만, 항상 그런 의미라 보기는 힘들다.

 

'우리'라는 말은 영어의 'we'나 'our'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our'는 '너와 나'라는 명백히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반드시 '너'를 포함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나'는 반드시 포함하지만 '너'는 필수가 아닌, 즉 '나를 포함하는 집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는 '너를 제외한 전부'를 의미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니까 '우리 집에 갈래?'란 표현이 '내 집이 네 집이다'란 의미를 내포하는 게 아니란 말이다.

'나와 내 가족의 집'이란 의미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표현을 사용하는 것일까?

 

이유는 알 수 없다.

다만 목적은 알 수 있다.

'우리'라는 표현이 내포하는 의미가 상당히 정치적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함께하는 집단이 있다.'

 

'우리 집에 왜 왔니'라는 전통놀이를 보면 확실히 그런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상대와 대치하는 아집단이 있음을 표현함으로써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우리는 그걸 뭐라고 부르기로 약속했어. 친구야.'

이랬을 때, '우리'라는 말이 빠지면 설득력이 급감하듯이 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너를 제외한 전부' 즉 '사회'란 개념으로, 즉 '너만 모른다'라는 뜻을 표현하는.

 

물론 항상 그런 의미는 아니다.

상대를 포함하는 '우리'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서로의 소속감을 자극하려는 의도도 있다.

 

'너도 나와 함께하는 집단이다.'

 

'우리 친구 아이가',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라는 표현처럼

소속감을 자극하여 구성원의 특정 행동을 독려하거나 제어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어떻게 보면 관계 지향적인,

어떻게 보면 집단 중심적인,

또 어떻게 보면 스스로를 당당히 내세우지 못하는 비겁함으로 볼 수도 있는.

 

앞서 이유는 알 수 없다곤 했지만,

끊임없이 외세에 시달려온 역사가 이런 단어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

지금 역시 '우리(집단, 동맹)'가 아니라면 '우리(나, 한국)'를 지킬 수 없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으니 말이다.

 

참고로, 외국인 입장에서 '우리'란 의미를 해석하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보는데.

 

가령 '우리 집에 가자'라고 하면 내 집에 가자는 것인지 네 집에 가자는 것인지,

또 '우리, 집에 가자'와 '우리의 집에 가자' 또한 의미가 다르니 말이다. 결코 쉽지 않은.

 

쉽게 접근하자면, 상대가 나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할 때의 주체는 '나와 너',

그 이외 모든 경우에는 '너를 제외한'이라 해석하는 게 대체로 맞다.

앞서 말한 것도 정확히는 '우리(나와 너), 우리(나의) 집에 가자'로.

 

물론 이게 항상 맞지는 않는다.

'우리는 문제 없어'라면 상대 어깨를 두드리며 할 때랑, 팔짱 끼고 할 때 의미가 180도 다르니 말이다.

또, 아무 행위가 없더라도 책임론이 오고가는 상황과 내용에 따라 '책망'인지 '위로'인지 그 의미가 달라질 테고.

 

즉, 상대가 '우리'라 말하면 '내가 포함된 건지, 내가 제외된 건지' 의미를 곱씹고 눈치껏 알아내야...

주변 상황에 따른, 즉 정치적 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가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재인의 똥물 뿌리기  (0) 2022.04.27
짐승의 추태  (0) 2022.04.27
가습기 살균제  (0) 2022.04.25
수학으로 보는 가사 노동의 가치  (0) 2022.04.22
고의와 과실, 작위와 부작위  (0) 2022.04.21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