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do
골때녀, 아쉽게도 축협처럼 본문
감독을 정해놓고 면접이란 요식행위를 벌이거나,
뽑을 선수를 정해놓고 서바이벌을 벌이거나.
절차는 그저 데코레이션 취급, 오십 보 백 보 아닐까.
물론 예능이라면 예능에 불과한, 그저 그렇게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다.
골때녀(골 때리는 그녀들) 나름의 새로운 예능적 시도로 바라볼 수도 있다.
다만 과거 조작 이슈로 한번 크게 홍역을 앓았던 골때녀였다.
당시를 생각하면 진정성에 해가 되는 요인은 피하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미흡의 문제가 아닌, 의도성이 개입된 부분이라면 특히 더.
그리고 어떠한 선택이 되었거나 그 결정에 대한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다.
"내가 판단하여 결정했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재량에 맡겨진 일이었던 만큼, 그것이면 충분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골때녀 한국 대표 선발에 있어서는
서바이벌이란 형태를 빌어 그 책임소재를 흐리는 모습이 보였다.
"감독이 떨어트린 게 아니라, 선수가 부족하여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감독의 선택이었다.
그런데도 그 이유를 계속하여 선수에게 묻는다.
무슨 대답을 원하는 것일까.
감독의 의중도 헤아리지 못한 채, 너무 열심히 뛴 선수의 잘못이었던 것일까.
선수 입장에는 노력이 배신당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내가 져야만 끝나는 게임, 이보다 잔인한 게임이 또 어디 있을까...
아쉬운 모습이었다.
리더십이란 말을 되뇌게 된다.
삼국지의 여포는 천하의 장수였다.
하지만 영웅은 되지 못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