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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란 투리스모, 영화 음악의 나쁜 예 본문
2023년 개봉한 영화 레이싱 영화 '그란 투리스모'.
게이머를 실제 레이스에 참가시키는 'GT 아카데미'라는 프로젝트를 소재로 다룬 영화이며,
영화 속 주인공도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는다.
물론 큰 틀에서 실화를 바탕하였을 뿐, 실질 영화에서는 모티브 정도로만 쓰인 것으로 보인다.
바로 본론으로, 이 영화는 음악이 상당히 나쁘다.
음악이 영화의 감동을 줄이는 억제기 역할을 한다.
특히 같은 음 2~3개를 단조롭게 반복하는 장면이 계속 나오는데
이런 음악을 수 분 듣고 나면 상당히 귀가 피로하다.
음악이 아니라 층간소음 같은 반복되는 소음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이다.
심지어 익숙한 엔야의 'Orinoco flow'가 나오는 부분에서도
전주의 반복 부분만 활용하고 이후의 본격적인 멜로디 진행은 바로 끊는다.
설령 같은 음을 반복한다 하여도 점층적으로 변화를 주며 쌓아가면 피로감이 덜하고,
또 결정적으로 이를 터트려 해소하면 감동을 주는 연출도 가능하다.
'이완을 위한 긴장'은 아주 익숙하고 또 효과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화의 그렇지 않았다.
반복은 반복일 뿐이고, 심지어 마지막엔 해소가 아닌 꾹 눌러 불편하게 마무리를 짓는다.
현장의 소리에 덧대어진 음악은 시종일관 귀를 갑갑하게 만든다.
심지어 결승전을 통과하고 레이싱이 끝나도 음악은 이런 기조를 유지하다.
관객들은 어리둥절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다.
박수를 위해 올린 손이 되려 어색해진다.
익숙한 방식으로 음악을 활용했으면 훨씬 영화가 살았을 것이다.
영화는 상업적인데 음악은 지나칠 정도로 실험적이다.
굳이 음악으로 도박을 할 이유는 없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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